난임 치료를 시작하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칠 때가 많아요.
검사와 주사보다 더 힘든 건, 매 순간 흔들리는 감정이에요.
이 글은 난임 치료 중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겪는 흔들림의 순간들을 정리한 기록이에요.

1. 이번 달은 될 것 같아라는 기대가 생길 때
난임 치료를 하다 보면
어느 순간부터 작은 신호에도 마음이 크게 움직여요.
오늘 몸 상태가 조금 좋은 것 같을 때
배란 시기가 잘 맞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
의사 선생님이 이번 달은 괜찮아 보이네요라고 말했을 때
그 순간, 마음속에서
작은 기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요.
이번 달은 다를지도 몰라.
왠지 느낌이 좋아.
이 기대는
기쁘면서도 동시에 무서운 감정이에요.
기대가 커질수록
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고
하루하루가 더 예민해져요.
괜히 몸에 더 집중하게 되고
사소한 통증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돼요.
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
검색을 더 많이 하게 돼요.
착상 느낌
임신 초기 증상
이 증상 괜찮은 걸까?
하지만 이런 기대의 시간은
마음 에너지를 많이 써요.
기대가 나쁜 건 아니에요.
다만 이 기대가
나를 너무 긴장 상태로 만들고 있다면
조금 내려놔도 괜찮아요.
난임 치료는
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는 과정이에요.
기대했다고 해서 약해지는 것도 아니고
기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덜 간절한 것도 아니에요.
2.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, 마음이 가장 불안해질 때
난임 치료에서
가장 힘든 시간은
사실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이에요.
검사는 끝났고
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
이제는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시간.
이때 마음은
가장 통제력을 잃은 느낌을 받아요.
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
결과는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.
이 시기에는
감정이 널뛰듯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.
아침에는 괜찮다가
저녁이 되면 갑자기 우울해지고
괜히 눈물이 나기도 해요.
괜찮은 척하다가
사소한 말 한마디에
마음이 확 무너질 수도 있어요.
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에요.
불확실한 상황에서
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.
특히 이 시기에는
주변의 말이 더 크게 들려요.
너무 신경 쓰지 마.
마음 편히 먹어야 돼.
이 말들이
위로가 되기보다
오히려 더 외롭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.
기다리는 시간에는
마음을 완전히 평온하게 만드는 것보다
불안해도 괜찮다고 인정해주는 게 더 도움이 돼요.
불안한 나를
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.
3. 반복되는 실패 앞에서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때
난임 치료가 길어질수록
가장 힘든 순간은
결과가 계속 기대와 다를 때예요.
한 달
두 달
몇 달이 지나도
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
마음속 질문이 바뀌어요.
왜 아직도 안 될까?에서
내가 문제인 걸까?로.
이때 많은 사람들이
스스로를 너무 냉정하게 바라봐요.
내 나이 때문인가
내가 뭘 잘못한 건가
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걸까
하지만 난임은
누군가의 잘못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.
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
그동안의 노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에요.
이 시기에는
자존감이 많이 흔들릴 수 있어요.
다른 사람의 임신 소식이
이전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
괜히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.
이럴 때 필요한 건
더 강해지는 게 아니라
조금 더 나를 보호하는 거예요.
비교하지 않기
모든 소식을 다 받아들이지 않기
잠시 쉬어도 괜찮다고 허락하기
난임 치료는
계속 달리는 경주가 아니에요.
중간중간 숨을 고르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.
난임 치료 중 흔들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와요.
기대, 기다림, 반복되는 결과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.
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, 흔들리는 나를 나쁘게 보지 않는 거예요.